추석 차례상 차리는 법의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성균관이 발표한 표준안에 따르면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여섯 가지이고, 여기에 육류와 생선, 떡을 더해도 전체 아홉 가지면 충분합니다.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전은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 글에서는 간소화된 차례상 기준과 그 근거를 정리했습니다.

성균관이 제시한 기본 상차림
유교 전통문화를 이어 온 성균관은 의례정립위원회를 통해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명절 음식 준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가족 간의 불화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을 고려한 것입니다.
표준안이 제시한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여섯 가지입니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리고 싶다면 육류와 생선, 떡을 더할 수 있어 전체 아홉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안내합니다. 그 이상을 어떻게 할지는 가족끼리 의논해서 정하면 된다는 것이 표준안의 취지입니다.
근거로는 유학 경전 예기의 구절이 제시됩니다.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는 뜻의 대례필간이라는 말인데,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음식 가짓수에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전은 부치지 않아도 됩니다
명절 준비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전입니다. 그런데 성균관은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는 것은 본래 예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의 예학자 김장생의 문헌을 근거로 든 설명입니다.
즉 전을 부치는 것은 오랜 예법이라기보다 후대에 굳어진 관행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부치고 싶은 가족이 있다면 올려도 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두시면 준비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어떻게 볼까
차례상 배치를 두고 집안마다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는 홍동백서, 대추와 밤과 배와 감의 순서를 정한 조율이시가 대표적입니다.
성균관은 이런 표현들이 옛 문헌에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후대에 만들어져 굳어진 말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일 종류나 놓는 순서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올리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배치 문제로 가족끼리 다툴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차례 지내는 순서
차례는 기제사와 달리 명절 인사를 드리는 성격이라 절차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조상을 모시는 강신과 참신으로 시작해, 술을 올리고, 송편이나 밥에 수저를 올린 뒤 잠시 묵념하고, 수저를 거두고 절을 올린 다음 상을 물리고 음식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술은 여러 번 올리지 않고 한 번만 올려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방을 쓰기 어려우면 사진으로 대신해도 무방하며, 차례와 성묘의 순서도 가족끼리 의논해 정하면 됩니다.
준비를 덜어 주는 몇 가지 요령
음식을 직접 다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아도 됩니다. 요즘은 나물이나 구이처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반조리 상태로 파는 곳이 많고, 시장이나 마트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서 상에 올리는 가정도 늘고 있습니다. 표준안에서도 상차림을 가족이 합의해 정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으므로, 무리해서 모든 것을 손수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과일도 종류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제철에 좋은 것으로 두세 가지만 올려도 됩니다. 준비를 한 사람이 도맡기보다 가족이 나누어 맡으면 부담이 훨씬 가벼워지고, 함께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명절의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형식보다 마음이 먼저입니다
최근 조사에서도 차례상을 전통 예법에 맞춰 간소화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차례를 지내는 가정 자체도 예전보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명절을 보내는 방식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나 올렸느냐가 아니라 온 가족이 마음 편히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입니다. 준비하는 사람이 힘들어 얼굴을 붉히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의 본뜻과 멀어지는 일이라는 것이 표준안의 취지입니다.
맺음말
추석 차례상 준비의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본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여섯 가지이고 많아야 아홉 가지면 충분합니다. 전은 부치지 않아도 되고, 홍동백서나 조율이시 같은 배치 규칙에 얽매일 필요도 없습니다. 나머지는 가족이 함께 의논해 정하면 됩니다. 올 추석은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가족과 넉넉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본문의 기준은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며, 집안의 전통에 따라 다르게 지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