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예방법 가운데 지금 가장 확실한 것은 가족끼리 암호를 하나 정해 두는 일입니다. 인공지능이 짧은 음성만으로도 자녀의 목소리를 그대로 흉내 낼 수 있게 되면서, 목소리만으로는 본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주요 수법을 구분하는 방법과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예방 수칙을 정리했습니다.

60대 이상이 특히 표적이 되는 이유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 왔습니다. 사기범들이 어르신을 노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덜 익숙하고, 평생 모은 자산이 있으며, 혼자 지내는 경우 곁에서 이상하다고 말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어 예전처럼 070 번호만 조심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010으로 시작하는 익숙한 번호로 걸려오기 때문에 번호만으로는 구별할 수 없습니다.
알아 두어야 할 세 가지 수법
첫째는 기관 사칭입니다.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겁을 준 뒤, 수사를 위해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야 한다며 이체를 유도합니다. 가짜 공문이나 신분증 사진을 보내 믿게 만들기도 합니다.
둘째는 자녀 사칭입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며 다른 번호로 연락하게 한 뒤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 흔했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으로 자녀 목소리를 복제해 전화하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셋째는 대출 빙자입니다. 저금리 대출을 해 준다며 접근해 수수료나 보증금, 기존 대출 상환을 명목으로 먼저 돈을 보내라고 합니다.
반드시 기억할 원칙 다섯 가지
첫째,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로 돈을 옮기라거나 금융거래정보를 알려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요구를 받으면 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둘째,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대출을 이유로 먼저 돈을 보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고금리 대출을 먼저 받으라는 말도 사기입니다.
셋째,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이 앱을 설치하라고 하면 무조건 거절합니다. 이런 앱이 깔리면 휴대전화가 원격으로 조종되거나 전화가 가로채기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출처를 모르는 문자의 인터넷 주소는 절대 누르지 않습니다. 택배 배송이나 결제 안내를 가장한 문자가 흔합니다. 확인이 필요하면 문자 속 번호가 아니라 해당 회사의 대표번호를 직접 찾아 전화합니다.
다섯째, 은행 직원이 집으로 찾아와 현금을 받아 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가족 암호를 정해 두세요
목소리까지 복제되는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족만 아는 암호를 미리 정해 두는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의 사기 대응 기관에서도 공식적으로 권하는 방법입니다.
암호는 가족은 알지만 외부인은 알 수 없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적이 있는 정보는 사기범이 찾아낼 수 있으니 피합니다. 예를 들어 오래전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이나, 가족만 기억하는 특정한 장소 같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원칙을 하나 세워 두시기 바랍니다. 급하게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면 아무리 목소리가 똑같아도 암호부터 확인하고, 암호를 모르면 어떤 사정을 대더라도 송금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화를 끊고 원래 알던 번호로 다시 걸어 보면 대부분 확인이 됩니다.
이미 돈을 보냈다면
가장 급한 일은 지급정지입니다. 곧바로 경찰 112 또는 송금한 금융회사에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십시오. 사기범이 돈을 빼내기 전에 막는 것이 관건이라 시간 싸움입니다.
이후 경찰서를 방문해 피해 신고를 하고, 금융회사에 피해금 환급을 신청하면 됩니다. 금융감독원 상담은 1332번입니다. 악성 앱이 설치된 것 같다면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전원을 끈 뒤 서비스센터에서 점검받으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사기를 당한 뒤 부끄러워서 알리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 수법은 젊은 사람도 속을 만큼 정교합니다. 창피한 일이 아니니 가족에게 바로 알리고 신고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맺음말
보이스피싱 예방의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관이 전화로 돈을 요구하면 사기이고, 대출을 미끼로 먼저 입금하라는 것도 사기이며, 앱 설치와 문자 속 주소 클릭은 하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암호를 하나 정해 두고, 급한 돈 요구에는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의심되면 일단 전화를 끊고, 혼자 판단하지 말고, 가족에게 물어보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대부분의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 본문의 내용은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등이 안내하는 예방 수칙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112 또는 금융감독원(1332)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